그 4월은…
글 : 주 앙
비가 오면 나는 좋다. 그것도 주룩주룩 오시면 더더욱 좋다. ‘나비 등을 타고 오는’ 4월의 봄! 쨍한 4월의 해님은 눈부시게 하늘을 덮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그 4월 앞에서 나는 비님을 기다린다. 비야! 그렇게 해님 뒤에서 숨바꼭질 마시고, 비님아 어서 4월의 하늘을 뚫어다오, 그 봄 하늘을...
짙푸르고 푸른 내 고향 동해 강릉의 산, 천지를 붉게 물들이며 4월의 문은 열렸다. 누가 태우는가? 산불이야 자연산으로 발생하는 것이라지만, 저럴 수는 없다. 이건 아니지 않는가? 시커멓게 민둥산이 되고만, 그 어마어마한 너비의 고향 산은 너무 아파 바라볼 수가 없다. 천만년 푸르름의 잔혹사는 분명코 자연산이 아니라는 의혹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그 통한의 ‘세월호’가 그 4월에 있었기 때문이다. 바다를, 하늘땅 천지를 핏물로 이루었던 무참한 아가들의 죽음을, 어찌 잊을 수가 있으랴, 잊을 수가... 전혀 잊지 못한다. 누가 감히 교통사고라고 말하는가? 언젠가는, ‘세월호’의 천사들은 반드시 그 4월을 돌이킬 것을 나는, 아니 우리는 믿는다. ‘나도 죽으리라’ 내 4월의 18번인 4.19혁명 또한 그 안에, 내 안에 있다.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은, 이기는 것은, 승리는 어디 있느냐’ (고전15:55) 그것은 진정 아름다운 죽음 안에 있었다. 빗물 같은, 핏물 같은 피눈물의 그 4월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 다,,
/화살들이 4월의 과녁을 향해 곧게 섰네 / 송곳 같은 뾰족한 날을 세우고 / 그 4월의 심장을 겨냥 하고 섰네 / 종려나무 한 잎 손에 쥐고 / 4월 안에 우뚝 선 핏빛 십자가 / 땅 위에 험한 화살밭 되어 / 무지갯빛 하늘을 이루었네 / 온 세상 화살들이 곧추 섰네 / 4월의 가운데 과녁판을 향해/(‘96년작)
‘피의 참사’라는 대문짝 특보들이 널뛰듯 4월의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파리의 상징같은 ‘노트르담 대 성당’은 처참하게 타버렸다. 세계문화유산 유실도 무너진 건물만큼 큰 손실이라고 했다. 말해 뭐할까다. 성당 복구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데, 그럼에도 나라들은 재건축 복구를 총력을 다해 위력으로 과시한다. 당연히 파리는 노트르담 성당을 더 멋지게 만들어낼 것이다. 뉴욕 맨하튼 ‘성패트릭’ 대성당도 타버릴 찰나에 방화범은 체포됐다. 다행이라 하지만 불발탄의 소지는 아주 크다 했다. 충격은 ‘부활절 피의 참사’다. 또 다른 4월의 폭탄 세례 정점이었다.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 북쪽에 ‘세인트 세바스천’ 성당을 위시해 3개의 도시에서 교회와 호텔 등 여덟 번의 연쇄 폭발 테러가 터졌다. 붕괴와 피의 바다를 이룬 채 부활절의 그 4월은 너무 무섭게 처참했다. 그랬다. 창세기적부터의 종교 싸움은 가차 없이 현재 진행형이다. 바벨탑은 하늘을 찌르듯 하고, 파괴시켜야 할 바벨 전쟁은 지구를 뒤흔들고 있다. 왜 초점이 성당이고 교회일까, 하늘탑을 무너트려야 하는 그 비하인드 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했다. 그 숨겨진 세력은 내 곁에, 우리 곁에 아주 범상하게 4월의 일상으로 점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4월 안으로,,, 비가 부슬부슬 시작이다. 비님을 맞으러 밖으로 나갈 것이다. 빠르게 달려가는 4월의 끝으로 비야, 비님아, 부디 펑펑 쏟아져다오. 그 빗길에 홀로 서서 빗줄기 같은 망부석이 되어야 하는 4월을, 비야, 비님아, 푹푹 폭우가 되어다오, 바위 눈물을 씻어내는 크고 큰 빗줄기로,,,
친구 헬렌은, 그리고 이웃의 마이크가 4월의 봄에 느닷없이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또 뉴욕의 R은 일이 밀려 야근을 하겠노라 집에 알리고 직장에 남았다는데, 다음날 아침 제일 먼저 출근한 동료 직원은 R의 죽음을 목격해야만 했다. 바로 어제 R의 환송 예배가 있었다. 그리고 하나 둘 셋넷,, 또 다른 지인들의 사망 소식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사철 중 죽음의 철은 봄이라고 했다는데, 그 말은 과학이고 의학적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그랬다. 그렇게 그 사월의 핏물 같은 빗줄기는 쏟아져야만 했던것이다. 생명을 위해,,,
<반가운 빗소리 들려 산천이 춤을 추네, 봄비로 내리는 성령 내게도 주옵소서, 가물어 메마른 땅에 단비를 내리시듯 성령의 단비를 부어 새 생명 주옵소서. (찬:172 )>
그 4월은 ‘황무지’의 생명을 탄생시키는 4월의 봄을 부르고 있었다.




덧글
진정 골고다의 피에젖어 죽음속을 딩굴었던,그런 시간들 이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분은 찬란한 5월의 문으로
이끌어 주셨어요. 아직은 문앞에서 망연하고 있긴 하지만,,그분은 분명코 5월의 푸르름속으로 깊게 아주 더
한없이 깊은곳으로 이끄실것을 믿습니다. 꼭잡은 그분의 손을 전혀 놓을수없는 그 5월을요,,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