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푸르구나---’ <꽁트conte> 주 앙 생각

‘5월은 푸르구나---’ <꽁트conte>


글 : 주 앙


나이40, 턱에 걸린 5월생인 39살이되고 나였다. 이름하여 완전한 올드미스가 되고 말았다. 놈의 시집결혼시집, 결혼...  전기 고문 같은 단어들을 함부로 퍼붓던 주위 친지들도 이제는 기진한 해서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그럼에도 엊그제 가족 모임에서 왕고모 한 마디는 나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다

"인물, 몸매, 학력, 커리어, 하나 딸릴 게 없는 조카는 ? 어찌? 남자 그림자 하나 얼씬 거리지도 못하는가? 요즘 세상에 박제 같은 숫처녀 조카는 박물관에나 있을법한 인간이니 이제는 아예 박물관으로 보내자"는 것이다.  가족 모임은  5월의 졸업 축하 ,  다른 몇의 5월 생일 파티까지 겸한,  20명 넘게 참석한 잔치 같은 모임이었다

이럴 수는 없었다. 모닥불을 뒤집어 듯한 모욕감에 부르르 떨며, 나는 뒤쳐 나오고 말았다. 싱그러운 5월의 바람은 분노로 붉게 타오른 뺨을 씻어 주었다. 숨을 고르고 초록 나무 잎새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을 받았다.

'- 이렇게 좋은걸... 가족이란 무언가? 결혼이란 무엇일까?'

 내게는 역시 아리송할 뿐이다.   집으로부터 탈출을 ? 그러나 그것 역시 아직은 답이다. 나만의  도피처’는  출근이다. 오늘따라 출근 길은 유난히 상큼하다. 그랬다.  90턱에 걸리신 89세의 백만장자  워런 버핏’ , 그 분 역시 지금도 회사 출근을 신다 했다. 자신의 사무실은 휴식처이자  아이디어 공급처요,  영적 젊음을 채워주는 공간이라고 하셨던가...  그래 가자달려 가자 휴식의 도피처로... 

오늘은 월요일. 월요병으로 노곤한 오전을 겨우 버티 있었다.  점심 시간 우리 파트 메니저  낸시 방에서 미팅이 있다는 전갈이 왔다.  예, 그날이다.  대장 낸시 인간미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다. 매 월 초에  생일 맞은 부원들의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주는 부서 우리 뿐이다.  우리 부서 5월생은 ‘J, C, Y,  그리고 그렇게 4명이다. 일부러 생일 멤버들은 조금 늦게 시침  떼 닫은 낸시 방문을 노크한다.  ‘들어오세요.’  우리는 문을 연다.  “서프라이즈~”  --!  선들이 터지고 모두 신나게 손뼉 치며 일 축하 노래와 함께  다같이 연극적 감동을 연출해야만 한다.  언제나 그렇게 빤한 일인 앎에도 순간의 점심 시간은 기분이 좋다.  

떠들썩한 분위기가 가라 앉고 차분하게 케이크와 커피 시간이다.  그랬는데 눈과 누군가의 눈이 '팍' 하고 부딪혔다. 낯선 남자였다. 그것도 쿠르즈  닮은 남자라니 , 그런데 이름도 이라네.  탐과 마주하고 반갑다는 악수를 했다.  ‘낸시 정식으로 탐과 나를 소개를 시켰다.  ‘ 소개시켜달라고 졸랐다며, 이제 둘이 알아서 하라고... 

' 알아서 하라는가?' 그랬는데 시쳇말로 ’,   가슴의 신호다. 적어도 어느 민족이든 어떤 유명인이든 사람과의 만남은 언재나 나였다고 자부해왔는데, 이건 뭐람? 당황스러웠다.  ‘ 동행한 인디언 여인  욜란다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는 비서였고, 손금 보는 손금쟁이라고 했다. 금새 욜란 주위에는 동료들이 둘러섰다. 나도 나도 자기 손금  봐 달라고... 나는 욜란다뒤를 슬슬 따르며 한국식 손금 보기 훈수를 두었다. 가령,  ‘너는 너무 초조, 걱정과 염려가 많다...’  그런 식으로 맞는 이라며 금새 동료들은 어느새 주변으로 모여든다. 손금 보기는 그냥 재미로 하는 거다. 재미는 재미로 끝.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너스레를 떨며 스피크 아웃 해가며 손금 훈수를 두었다.  

그럼 나를 대표적 재미로 없나요? 불쑥 손을 었다. 그리고 그는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 ‘ 오래 있냐?’고.   질문은 엉뚱했다. 아직은 젊은 사람인데, 그는 그랬다.  ‘ 생명선은 길고 뚜렷했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 끊어지며 이어지고 있었다.  ‘당신은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이제는 평탄하게 오래오래 100살 넘게 겁니다.’  나는 한껏 점쟁이처럼 구라를 쳤다.  ‘ 얼굴을 하고 당신을 족집게 ‘fortune-teller’ 선포 하겠노라고, 큰 소리로 떠들어, 졸지에 점쟁이가 되고 말았다그렇게 점심시간 생일파티는 즐겁 끝을 냈다

그리고 이틀 전화다. 시간 되면 주말에 만나고 싶다고. 회사에서 가까운 벤슨 에서 만나자는 것이다.  '앗, 이건 뭐야? 데이트신정인가?'  그날 에서는 락백드연주도 있고  라크로스게임도 있다 했다. 오히려 캐쥬얼 만남의 시작은 좋겠다 싶어 승낙을 셈이다.  ‘ 데이트’, 그럴 하다.  콩콩 가슴이 벌써부터 뛰기 시작한다.  이제 벤션팍으로 달려간다. ’5월은~ ~푸르구나~’ 무심 동요 구절이 입술을 열고 비죽 나오고 있었다. 얼마만인가, 얼추 30년 만에 불러보는 어린이 노래... 가슴이 터질 했다. ‘ 고모나도 이제 남자그림자 생겼거든요~!’   으로 소리를 질렀다. 푸르름은 파랗게 쏟아져 들었다.  

그랬는데,  착각도 자유다.  ‘과의 피크닉 데이트는 그랬던 것이다. 넓고 넓은벤슨 뒤져서 약속 장소에 닿았다.  ‘ 소리쳐 달려와 빅헉 뽀뽀까지 하며 반갑다고 야단법석이다. 그런데 저편엔 우리 부서  Y, J, C, 생일 멤버들도 모두  있었다. 저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뻘쯤했다.  ‘ 같이 레이라는 자기 친구 명을 소개했다.  저들은 모두 오래된 친구들 같아 보였다 설치 무대에서는  ‘You Know You’r Right’  락음악 쿵쿵,   흔들고 있었다. 시나브로 음악 분위기에 젖어들며,  비록  데이트각은 무안스러웠지만 싱그러운 5월의 야외는 황홀했다. 먹고 마시고 흔들고 수다 떨고... 아니 벌써, 해가 기울고 있었다. 천천히 집으로 준비를 하자. 우선 화장실부터 찾았다.  

“J, y... 들어봐 봐. 너희 게이라는 알지?  ‘레이 새로운 게이 친구야.  3년 전에  상대가 게이 병으로 죽었거든, ‘ 충격에 빠져 3년을 혼자 지내다가 레이 만났고 벌써 같이 살고 있다나 봐.  ‘욜란다 게이 인생 코디라는 알지? 그런데 오리엔탈 킴블’(내이름) 욜란다자리를 바꾸려나 봐. '탐'이 원래 오리엔탈 좋아하잖아..웃기지? ”  “? ?~” 

그녀들의 뒷담화에 나는 그만 얼음 석고가 되고 말았다. 얼음 고가...  ‘5월은까맣구나~’  집으로... 가는 길은 정말 아주, --- . 집은 어디 쯤인지….                                                                                              


덧글

  • 로렐라이 2019/05/21 08:54 # 삭제 답글

    콩트..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문학에 장르를 아우르는 진짜 문인 같으십니다. 근데 직접 체험하신글이 아닐까 했어요. 너무 실감이 나서요. 이런글 가끔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 주앙 2019/06/02 07:04 # 답글

    재미있다는 말씀에 마음이 놓입니다.ㅎ실은 체험담을 근거로한 글 이랍니다. 미국회사다닐때 신참
    한명이 골드미씨 였는데 '탐'을 보고 첫눈에 반했었죠.진짜로 나도 나중에 '탐'이 게이라는것 알았구요,
    암튼 메니저 '낸시'가 후에 전말을 다 내게만 이야기해주었어요. 소설같아서 글로 옮겼고 무슨 주간지에
    실렸었죠. 짐 정리하다가 찾아서 올려본 겁니다. 다시 짐정리좀 해 봐야겠네요. 또 뭐가 나올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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